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1부는 아쉬웠다, 스페인 원작의 한국화 가능할까

지난 6월 넷플릭스가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의 한국판 리메이크 1부 6편을 공개했을 때, 원작을 본 사람들과 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애초에 넷플릭스가 리메이크를 통해 기대했던 ‘종이의 집’ 대확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판이 특별히 실망스러웠던 건, 원작에 충만했던 섹시함의 부재였다.     스페인과 한국은 열정이라는 면에서 정서가 비슷하지만, 그 열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완연히 다르다. ‘종이의 집’은 스릴러이지만 로맨스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드라마다. 원작의 캐릭터들은 한명 한명이 애정 관계에 개입되고 로맨스가 전체 극 흐름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들은 모두 우정과 열정, 충동의 정서 안에서 결국 사랑에 굴복하는 자들이다. 반면, 한국판에서의 로맨스는 작은 한 부분에 불과했고 자연 성적 표현의 수위도 낮아 전혀 섹시한 드라마로 인식되지 못했다.     ‘종이의 집’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 중, 교수(Professor), 베를린, 도쿄가 특별히 극의 중심을 이루는 인물들이다. 유지태가 연기하는 교수는 범죄 기획자이며 그룹의 정신적 리더이다. 그 자신 지성을 겸비한 섹시남이다. 그의 사랑과 휴머니즘 기조는 갈등의 주된 모티브이다. 교수라는 캐릭터에게 카리스마는 필수 요건이다. 리메이크의 교수 유지태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었다.     가장 다차원적이고 스스로 이율배반적이며 모순된 캐릭터는 베를린(박해수, 페드로 알론소)이다. 그는 이변과 비밀스러운 과거의 주인공이다. 전반부 극의 흐름의 반전은 그로부터 시작된다. 원작은 베를린을 반영웅적 인물로 묘사했다. 그는 분명 비호감을 동반하는 악인의 외형을 지니고 있지만, 그의 이중성에는 따듯한 인간미가 배어 있다. 알론소는 감동과 유머로 베를린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리메이크 1부에서 박해수는 일단 악역에만 충실했다.     원작은 많은 부분 교수와 베를린의 과거에 얽힌 이야기들을 피드백으로 그린다. 베를린은 시즌 1의 말미에서 의외의 죽음을 맞이하지만 시리즈 전체의 피드백에 지속적으로 등장해 스페인의 전형적인 낭만을 즐기는 매력남으로 묘사된다. 원작에서의 그의 죽음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는 교수의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는 여전사 도쿄(전종서)는 원작에 비해 가장 많이 변경된 캐릭터이다. 우르술라 코르베로가 창조한 오리지널 도쿄는 사실 재생 불가능한 캐릭터였다. 극의 내레이터기도 한 도쿄는 세상에 반항하는 영혼의 소유자이다. 단순히 부를 추구하기보다 한 곳에 머무르고 한 남자에게 얽매이기를 거부하는 그녀의 자유분방함이 사고의 발단이 되어 또 하나의 시즌이 탄생한다. 원작의 도쿄는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주인공이다. 전종서가 연기한 북한 태생의 도쿄는 코르베로의 치명적인 섹시함 대신 반항적 이미지만 부각된 느낌이다.   은행강도를 소재로 한 범죄물이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시각에서 다루어지는 반면 ‘종이의 집’은 도쿄를 비롯한 여성들의 관점에서 전개된다. 그리고 스페인의 문화적 정체성이 강조되면서 스페인 감성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높였다. 원작은 강도 행위를 악으로 간주하면서 시작, 점차 악의 대상을 은행과 자본주의로 옮겨가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로빈 후드식의 반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풍의 정서와 낭만을 어떻게 한국화하느냐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2’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김정 영화평론가공동경제구역 온라인 영화 종이

2022-12-09

남북이 통일되고 그들은 중앙은행을 턴다

절묘한 범죄 수법으로 조폐국과 중앙은행의 금고를 터는 내용의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La Casa de Papel)'의 한국판 리메이크가 어제부터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전체를 통틀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는 오리지널의 스핀오프라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창출해내며 넷플릭스 사상 전대미문의 흥행기록을 세운 한국 드라마계에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남과 북이 하나로 통일이 된다. 자본주의를 있는 자들만을 위한 불공정하고 가혹한 제도로 여기는 교수(유지태)는 조폐국에서 4조원을 훔치려는 계획을 세우고 도쿄(전종서)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그는 “범죄 역사에 혁명으로 기록으로 될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들과 뜻을 같이하는 정예부대가 조직되고 도둑들의 음모가 시작된다. 베를린(박해수)의 지휘 아래 하회탈로 신원을 숨기고 조폐국으로 돌격한다. 천재적 전략가와 땅굴 전문가, 길거리 건달, 위조전문가, 해커 등 각기 다른 개성과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벌이는 인질 강도극이 긴장을 고조시킨다.     남측 협상 전문가인 선우진(김윤진)과 북한 특수요원 출신 차무혁(김승오)을 중심으로 남북 합동 태스크포스를 결성하고 강도들의 수색 작전에 들어간다. 인질과 도둑들 사이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혼란의 깊이가 더해진다.     원작과의 비교는 어차피 불가피하다. 오리지널 ‘종이의 집’은 초반 호평과는 달리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개연성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판이 원작에 새로움을 더할 것이라고 예고해 왔다. 문제는 얼마나 한국적인 드라마로 재탄생했는지의 여부다.     원작의 기본 틀에 남북통일이라는 가상을 입힌 점은 흥미로운 설정이다. 기존의 ‘종이의 집’ 팬들이 한국의 통일 상황과 독특한 경제적 영역에 매료될 것인지, 아니면 공개된 예고편들에서 보였던 다소의 한국적 클리셰에 오히려 흥미를 잃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그동안 한국 콘텐트들이 넷플릭스에서 거둔 호성적과 더불어 ‘종이의 집’ 한국판도 언어와 문화적 경계를 넘어 세계를 향하는 한국 드라마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되길 기대해본다. 한국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가 보여줄 의리와 감동이 올여름 넷플릭스를 지배할 것 같은 왠지 불안한(?) 느낌.   김정 영화평론가영화 영화 종이

2022-06-2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